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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경제사회연구원 Research Institute of the East-West Economy & Society

 제14호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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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4 Dec., 1997

 

 

권두언

인터넷(Internet)과 지역연구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조그만 컴퓨터 하나면 전세계를 볼 수 있고, 모든 이들과  대화하고 서신을 교류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인터넷(internet)이라는 도구이다. 인터넷을 접속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아라비아 반도의 사막과 낙타를 볼 수 있고,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만나며, 세계적인 인기가수나 배우의 생생한 동작을 볼 수 있다. CNN을 연결하면 세계 곳곳의 최신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언어로 인쇄된 그 나라 현지의 신문도 찾아서 읽을 수 있다. 가정에서는 시장이나 백화점에 나가지 않고 쇼핑과 구매를 할 수 있고 항공권의 예매도 쉽게 할 수 있다. 이 모두가 산업화의 덕택이며 개가(凱歌)이다.

산업화(industrialization)가 가져다준 혜택이다. 산업화는 특히 정보화 과정을 통하여 우리 인류에게 편리성과 신속, 정확성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산업화도 그 반대급부로 인간성의 상실과 함께 인간소외(人間疎外) 현상을 인류에게 물려주고 있다. 따라서 산업화가 반드시 인간에게 이롭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현세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산업화를 거부하고 살아가기도 불가능하다.

홍성민(원장)

예를 들어 자동차, 항공기, 전화 등은 모든 이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됐지만, 그러한 편리성, 신속성에도 불구하고 친구나 가까운 이들의 만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어렵게 되고 있다. 산업화는 대중소비(mass consumption) 단계를 가능하게 해 주었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인류는 그 만큼 더 바쁜 생활을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학문의 세계에도 이러한 법칙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제 지역학의 학문분야도 단순히 현지의 언어나 생활만을 고집하는 사고로는 국제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미국, 유럽 및 아시아 등지에서 중동에 관한 연구가 인터넷을 통해 이미 상당히 연구되고 또 소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한국말로 쓴 원고가 아랍어나 영어로 소개되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과 학문을 토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소명에 부응하고자, 본 연구원도 인터넷 홈페이지 작업에 착수하였고, 6개월여의 노력 끝에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지역학 연구에 매진해온 본원은 앞으로 '작지만 알찬 연구원'(small but rich)으로 발돋움하고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본원은 '양(量)보다는 질(質)'에 연구의 중심을 둘 것이다. 또한 과거 비용 문제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지 못했던 연구물들도 인터넷을 통하여 다시 제공될 것이다. 하마터면 사라질지도 몰랐던 자료들이 생생히 다시 살아난다고 하니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 장기간의 연구 끝에 본 연구원 자체의 기술만으로 인터넷을 개설하게 됨은 지역학 연구에 부가하여 또 하나의 성과로 기록하고 싶다. 아무튼 오랜 기간동안 이 작업을 위해 모든 기술과 노력을 동원해준 홍성조 전산팀장과, 바쁜 학업도 팽개치고 이 동참해준 김동원 간사에게 모든 공(功)을 돌리고 싶다. 아울러 모든 이들의 동참과 조언 그리고  충고로 본원의 홈페이지가 진정 '작지만 알찬 홈페이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슈마허(Schumacher, Kurt)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명언을 떠올리면서 ---


RIES 연구

조기 영어 교육론

                                                                강 주 헌(언어문학연구실장)

교육부는 초등학교 3학년 부터 영어 교육을 필수로 시작한다고 한다.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이 유일한 초강국으로 존재하는 현 시점에서 영어 교육의 필요성은 다시 재론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조기 영어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을 들을 때마다, 그 필요성에 따른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제와서 영어 조기 교육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세상이 흘러가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편협된 민족주의의 발로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성된 자신의 것을 가지지 못한 채 세계화의 흐름에 뒤섞인다는 것은 반석 위가 아닌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며, 민족주의가 기초되지 않은 세계화의 추구는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옛 격언의 가르침을 도외시하는 발판없는 도약일 수 있다.

그럼 왜 영어 조기 교육론이 문제인가? 교육부를 비롯한 조기 교육론 찬성자들은 한결같이 과거의 세대들은 중등과정과 고등과정에서 6년간의 영어 교육을 받았음에도 제대로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런 잘못된 교육방법을 올바른 길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론만이 대안인 양 떠들어댄다. 극단적인 반론을 제시하자면, 이런  주장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의 사람들이 지금처럼 개방된 분위기에서 언제라도 영어를 들을 수 있고, 언제라도 과거에 비해 훨씬 싼 값으로 워크 맨으로 대표되는 초소형 카세트를 지닐 수 있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과거의 문제는 영어 교육방법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이 지금에 비해 너무 열악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런 와중에서도 나름대로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제대로 이해했던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 비록 확률적으로 지금의 세대와 비교해서 낮은 수치였을지는 모르지만, 지금같이 언어교육을 위한 기자재가 발달해 있어도 여전히 영어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많은 학생들이 있다. 결국 영어 학습이란 교육의 방법에 있기 보다는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의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영어 조기교육론은 문제 제기자체에서 부터 상황의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다. 그뿐 아니라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영어 조기교육론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언어는 의식의 반영이라 한다. 다시 말해서 영어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세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한국어는 한국 사람들의 기본적인 의식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사람과 우리와는 생각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생각하는 방법이란 곧 의식의 세계이고, 따라서 생각하는 방법은 바로 언어의 세계이다. 그 증거가 외국어를 배울 때가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말과 영어는 어순이 다르다. 우리는 부정의 단어가 문장 끝에 오는 반면에, 영어에서는 문장 앞 부분에 오는 동사에 덧붙여진다. 영어는 전치사이지만 우리말은 후치사이다. 이런 차이를 일일이 나열할 필요는 없다. 이런 어순이 바로 우리말의 논리체계이며, 영어의 논리체계이다. 즉 우리말의 구조에 굳어진 사고 체계에 영어의 사고 체계를 적용하려니 어려움이 있게 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영어의 조기 교육론이 주장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말의 사고 체계가 완성되기도 전에 영어의 사고 체계가 우리의 두뇌 속에 뒤섞이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아이들은 한국인인가, 아니면 미국인인가? 겉모습은 틀림없이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지만 모든 사고 체계는 미국인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아니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외계적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느껴진다. 과연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민족주의가 바탕인 된 세계화가 아니면 우리의 미래를 떠받쳐줄 반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론적인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주변적인 문제에서부터 접근해보자. 과연 올바른 영어 교육을 위한 인적 자원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교육부에서는 영어 조기교육을 위해 외국인을 채용할 생각이라 한다. 실제로 그런 외국인들의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보고 서류를 심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과연 철없는 아이들에게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인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교육자적 자질을 지닌 사람들인지 검증되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언론에도 보도되었듯이 이런 우려는 현실로 증명되었다.

백번 양보해서 채용된 외국인들이 모두 적절한 자질을 갖추었다고 해보자. 하지만 그런 외국인의 수는 실제 우리 교육에서 필요한 인원의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해외에 파견된 남편을 따라 해외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주부들을 활용할 생각이라 한다. 그것도 좋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영어와 우리말에는 근본적인 어가의 차이가 있다. 바로 발음의 문제이다. 올바른 발음은 영어 조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일지 모른다. 해외에서 생활을 해보았을 뿐이 주부들이 과연 우리말과 영어에서의 발생하는 어가의 차이라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의심스럽다. 예를 들어, 우리말에서는 [p]와 [f]는 어가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의미의 차이를 가져온다. 또한 영어에서는 [z]와 [dz]는 서로 다른 발음이지만, 우리말에는 [dz]란 음 자체가 없다. 과연 어머니들이 그런 차이를 본질적으로 인식을 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학생이 [애플]이라고 발음을 따라 했을 때, 그 아이가 [p]를 발음했는지 아니면 [f]를 발음했는지 구별할 수 있는 정확한 귀를 지닐고 있을까? 이런 우려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군더더기 걱정이 또 있다. 외국인 교사와 해외 생활 경험이 있는 어머니를 활용한다고 할 때, 면 단위의 시골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그 아이들은 매일같이 보던 선생님들에게 진부한 영어를 배우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교육부가 채용한 외국인 교사를 전원 면 단위 이하의 시골 학교에 파견한다는 말을 전혀 듣지 못했다. 가령 외국인 교사를 전원 시골 학교로 파견한다 할지라도,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면 단위 이하의 학교에는 보통 두세개의 분교를 지닌다. 분교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본교로 먼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 외국인 교사가 순회교사 노릇을 해야 하는가?  어찌 되었든, 교육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 영어 조기교육은 돌아오는 시골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어버리는 또하나의 단초가 될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던 영어 조기교육은 신중한 결정을 필요로 한다. 유럽 각국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영어 조기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거로 내세운다면, 그런 주장은 다만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조기 교육론자들의 이론적 근거없는 아집일 뿐이다. 왜 그들은 그런 교육이 가능한가를 보다 이론적으로, 특히 언어이론적으로 타진해보아야 한다. 적어도 언어이론적인 측면에서나 현실적인 측면에서나 우리나라에서의 영어 조기 교육론은 우리 자신의 철학을 완성하기도 전에 남의 주장에 휩쓸려 결국은 우리 자신의 것을 완전히 망각해버릴지도 모를 민족을 판돈으로 건 도박이다. 국가의 미래를 근심함이 없이, 연간 3조원이라는 외국어 교육 시장을 둘러싼 로비에 정책 결정자들이 설득아닌 설득을 당했다면, 그들에게 박동진 님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외침을 다시 한번 씹어보기를 바란다.


1997 RIES 워크샵

종합경제사회연구원은 지난 8월 23일 '1997 RIES 워크샵'을 경상북도 문경읍에서 개최하였다. 금년에는 그간 정기적으로 치러온 'RIES 세미나' 대신 연구위원회 중심의 워크샵을 실시하고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운영돼온 부설연구소, 즉 중동경제연구소와 한국예멘교류센타(Korea-Yemen Center의 체계적인 운영방안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또한 부산의 RIES분원의 운영에 관한 토의도 있었다. 이 워크샵에서는 세분화된 연구소의 책임제를 도입하였고, 향후 개설될 인터넷 홈페이지의 운영에 관한  심도 있는 토의도 이루어졌다.

부산의 RIES 동호회는 '중국학' 연구의 중심센타로 육성하는 방안이 모색되었고, 연구간행물 [실크로드]에 대한 본원 의 지원 및 인터넷 소개에 관한 합의도 이루어 졌다. 이번 워크샵은 특히 가족동반의 형식으로 이루어졌기에 회원상호간 친목을 다지는데도 커다란 도움이 됐다.

또한 본원의 연구 간행물인 KIME의 [중동경제개황], Korea-Yemen Center의 [예멘] 및 [통일의 주역, 알리 압둘라 쌀레]에 관한 수정 및 보완 작업을 후반기 활동 목표로 삼았고, 연구원을 인터넷 중심의 'home library system'체제로 '작지만 알찬 연구소'(Small, but Rich)로 키우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었다. 아울러 회원 모두의 연구물은 본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합의하였다.


RIES 활동

 <사진 정리중>

 

경상북도 문경읍에서 개최된 '1997 RIES 위크샵'

 

KIME [중동경제개황] 발간

중동경제연구소는 1997년도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중동경제개황](The General Economy of the Middle East: 명지출판사)을 발간하였다. [ 중동경제개황은]은 KIME가 규정한 중동-아랍 22개국의 역사, 일반개황, 주요 경제지표 및 한국과의 관계 등을 간략하고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따라서 본 책자는 중동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KIME는 앞으로 이들 22개국에 대한 한글판 안내 책자를 계속 발간해 나갈 예정이다.  

 

KYC 예멘의 쌀레 대통령에 관한 소책자 발간

한국예멘교류센타(Korea-Yemen Center)는 지난 5월 예멘의 국경일 행사와 때를 같이하여, [알리 압둘라 쌀레: 예멘 통일의 아버지, 민주공화국의 기수]라는 소책자를 발간하였다. 쌀레 대통령의 전기 형식으로 통일의 업적에 관한 소개를 곁들인  본 책자는 5월 22일 예멘 대사관이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리셉션에서 모든 참석자들에게 배포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앗-싸우라], [알-줌후리야] 및 [옥토비르 14] 등 예멘의 세 일간지는 5월 25일 Korea-Yemen Center를 일제히 보도하고 본 책자의 발간 및 배포에 관한 소개기사를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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