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마타리의 나라 예멘

사토히로시칸 -아시아경제연구소위원 (번역 : 염 경 원)

 

1. 예멘과 모카 마타리 2. 향료길 과 시바의 여왕 3. 커피의 탄생과 보급 4. 예멘의 일상세계 5. 현대의 예멘과 커피 6. 커피 문화 7. 일본과 예멘

1. 예멘과 모카 마타리

예멘이라고 하는 일본인에게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 이렇게 [커피문화학회]를 통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예멘이 [모카 마타리]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커피문화]와 어떻게 결부시켜 이야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멘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나라인지에 대해, 또 모카커피나 [유향 乳香] 이라고 하는 향료 이야기 등도 겸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

예멘이라는 나라는 [커피를 마신다]라고 하는 문화가 처음으로 시작된 나라이다. "예멘이라고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는 계십니까?" 아라비아반도의 남쪽 변두리, 사우디아라비아의 남방에 있는 아랍*이슬람국가이다.

[다음지도 참조]

아라비아반도라고 하면 [달의 사막과 낙타의 여신]등이 떠오를지 모르지만 예멘은 기본적으로는 산지국가이다. 홍해를 따라 3000 미터 급의 가파른 산지가 뻗어있고 이 산지와 인도양, 홍해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만나 비를 내린다. 그곳에서 계단식 밭을 갈아 농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예멘인 이다.

예멘의 수도 사나아는 산간부의 분지에 위치하였고 고도는 2300미터로 일년 내내 쾌적한 기후이다.
이곳 커피문화학회에 모이시는 분들은 모두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모카 마타리]의 [모카]라고 하는 명칭은 예멘의 항구 명이다. 그리고 [마타리]도 역시 예멘의 [바니 마타리]라는 지방 명에서 온 명칭이다. [바니 마타리]라고 하는 것은 아라비아어로 [비의 자손들]이라는 의미로 사나아에서 서쪽으로 홍해를 향한 바로 그곳에 있다.

이 주변은 항상 비가 내리고 있는 정도의 습기와 고도 2000미터 전후의 지역으로 커피의 생육에 적당한 지역이다. 이 [바니 마타리]지방에서 채취된 커피원두, 그것을 모카 항에서 출하하게 된 것으로 인해 [모카 마타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2. 향료길 과 시바의 여왕

커피탄생의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역사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시바의 여왕] 이야기를 해 보자. [시바의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신 분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를 보신 분도 계시겠고 영화의 테마음악에도 있어 [시바여왕]이라는 곡은 BGM으로서 가끔씩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시바왕국]은 실제로 예멘의 내륙부에 실재했던 왕국이 었다. 이 시바왕국이 최초로 번성했던 것이 기원전 10세기정도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또한 세계에 음료로서의 커피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 때, 이 시바왕국이 왜 번성했었던가 하면 동남아시아에서의 향목(香木), 중국에서의 비단, 아프리카에서의 신비한 새의 날개, 거기에 아라비아 반도의 남부에서 채취된 [유향]이라고 하는 이름의 향료 등의 물건들을 고대 이집트나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등에 공급하는 통상로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향]은 지중해세계, 특히 이집트 주변에서 상당히 중시되었다. 왜냐하면 이 향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필요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유향에는 [男乳香 남유향] [女乳香 여유향]이 있어 여신을 부를 때는 남유향, 남신을 부를 때는 여유향을 피우도록 되어 있어서 이것 없이는 제사자체가 불가능했었던 것이다. 고대사회에서 제사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은 즉 정치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정도로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유향은 무게로 재어 금과 같은 가치로 거래가 되었다고 한다.

남아라비아의 상인들은 이 유향을 소재로한 여러 가지 전설을 만들어 내어, 신화, 온축(충분히 연구해서 간직한 깊은 지식), 신비라는 베일에 쌓아 부가가치를 덧붙여 비싸게 강매하는 것에 성공했다.

유향은 나무의 줄기에 흠집을 내어 거기서 흘러 나오는 수액을 고형화한 송진과 같은 것으로 아라비아상인들은 고객이었던 유럽, 지중해세계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서 채취되는 가를 알리지 않고 원산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었다. 단 그것을 채취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라는 것을 강조했었다. 때문에 지중해세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유향나무는 날개를 가진 푸른뱀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가까이 갈 수 없다. 이것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숫소의 가죽을 쓴 남자가 여러 가지 기술을 구사해야만 겨우 채취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이것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헤로도토스의 기술(記述)된 내용으로 아라비아 상인은 이러한 전설을 만들어 내어 부가가치를 높였던 것이다.

시바왕국이 가지고 있었던 교역로는 [유향의 길, 스파이스 로드]라고 불리고 이 교역로를 통해 거대한 부를 축적했던 나라가 시바왕국이었다. 그리고 이 시바왕국의 여왕을 둘러싼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구약성서중 시바의 여왕과 솔로몬왕의 전설이 있다.

[현명하고 지혜가 넘치는 왕]으로서 이름높은 솔로몬왕은 어느날 짐승과 새와 정령(인간과 천사 사이에 위치하는 것)들을 데리고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다. 매일밤이 되면 모두 모여 그날의 활동을 보고했었는데 어느날 야쯔가시라라고 하는 새만이 모이는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아서 솔로몬 왕은 대단히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러고 있을 때, 야쯔가시라가 돌아와서 하는 말 [ 늦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남쪽으로 날아가 여러분들이 아직 들어보지도 못한 것을 보고 왔습니다. 남쪽에 시바왕국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여왕이 다스리고 있는 대단히 풍요로운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여호와를 숭배하지 않고 태양을 숭배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보고 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렸다?] [예, 사실입니다.] [좋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늦게 온 너를 용서해 주겠지만 거짓이라면 그냥 두지 않겠다.]라고 솔로몬왕은 말하고 야쯔가시라에게 시바왕국에 편지를 가지고 가도록 명령했다.

그 편지에는 [당신의 나라는 대단히 풍요로운 나라라고 들었다. 그러나 여호와를 숭배하지 않고 태양을 숭배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앞으로는 여호와를 숭배하도록 하시오] 적혀 있었다. 야쯔가시라는 편지를 가지고 시바왕국으로 가서 상공에서 편지를 떨어 뜨렸다. 편지를 받는 시바여왕은 장로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우리들 앞으로 솔로몬이라는 왕이 편지를 보내 왔어요.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써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얘기를 해보세요] 하자 장로들중 어떤이는 [건방진 녀석 같으니, 전쟁을 일으켜서 혼을 내줍시다.] 또 어떤이는 [무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우리나라와 같이 풍요로운 나라는 없을 테니 토산물을 보내어 그들을 놀라게 하여 회유하는 것이 어떨지요?]라고 진언했다. 그때 시바여왕은 [그게 좋겠다]라고 말하고 대량의 금, 은, 보석을 이스라엘에 보냈다.

이것을 받은 솔로몬왕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물건들은 산처럼 쌓여 있어 기쁘지도 아무렇지도 않다. 만약 당신들이 여호와를 숭배하지 않겠다고 하면 군대를 보내어 전쟁을 일으키겠다.]라고 회신을 보냈다.

이러한 회신을 받은 시바여왕은 [알았다. 그렇다면 직접 만나러 가겠다]라고 직접교섭에 나설 것을 결정했다.

당시의 세계정세에서는 이스라엘과 시바왕국은 상당히 거대한 나라였었기 때문에 말하자면 초강대국이었기 때문에 이 회견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수뇌급 회담이었다.

시바여왕은 토산물을 가득 싣고 가신, 장군 등을 거느리고 솔로몬왕을 만나러 출발하였다. 이 낙타의 대열(CARAVAN)은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가장 선두의 낙타가 출발한후 마지막 낙타가 출발하기까지는 3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구약성서에 의하면 [이때 시바여왕이 솔로몬왕에게 가지고 간 금, 은, 보석은 이제껏 없었던 양이었고 그 이후에도 그 정도의 양이 보내진 적은 없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상당한 수량의 귀중한 토산물을 가지고 이스라엘로 향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솔로몬궁에 다다르자 솔로몬왕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내어 시바여왕이 정말로 지혜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시험해 보려고 했다.

예를 들면 시바여왕이 여행에 나선 후, 정령들에게 명을 내려 시바왕국의 궁전에서 여왕의 옥좌를 이스라엘까지 가지고 오게 해라라고 한 후, 여왕이 왔을 때 [이것은 당신의 옥좌입니까?]라고 질문했다. 여왕은 [그렇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구약성서에 의하면 여기서 [아니요]라고도 [그렇다]라고도 대답하지 않았던 것이 지혜의 증표라고 쓰여 있다. 또 솔로몬의 궁전에는 푸른 수정으로 깔려 있는 마루가 있었는데, 여왕은 솔로몬에게 다가갈 때 그 푸른 수정을 보고 물이라고 생각해서 옷자락을 약간 들어 올려 걸으려 했었다고도 쓰여져 있다.

어떻든 이러한 서로의 대화에서 두사람은 서로의 지혜에 감탄했고 서로 마음이 끌리게 되어 마지막에 솔로몬은 [시바여왕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주었고, 여왕은 귀국의 길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때 시바여왕의 귀국 코스가 재미있다. 여왕은 갈 때는 향료의 길을 따라 아라비아반도를 북상하여 갔었는데 귀국할 때는 이스라엘에서 이집트를 경유하여 남하하여 이디오피아까지 갔다. 그리고 이디오피아에서 구슬 같은 남자아이를 낳았는데 이것이 솔로몬과 시바여왕 사이에서 만들어진 아이로, 이 아이가 이디오피아를 1974년까지 지배한 하이레세라시에 황제집안의 시조가 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즉 이디오피아 황제집안은 솔로몬과 시바여왕 사이에서 만들어진 가계(집안)인 것이다. 그 후 시바여왕은 홍해를 건너 예멘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커피가 마시는 음료가 되기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여기에 이디오피아와 예멘이라고 하는 커피에 얽힌 2명의 등장인물이 갖추어진 셈이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 듯 커피의 원생종이라는 것은 이디오피아가 기원이다. 그것이 예멘에 전래되어 커피가 음료가 된 것인데 시바여왕의 전설에도 나타나있듯이 예멘과 이디오피아는 대단히 친밀한 관계였었다. 홍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동료. 당시의 시바왕국은 대단히 강대했기 때문에 이디오피아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어 솔로몬과 시바여왕의 전설 중에도 이디오피아가 등장했던 것이다.

이 의미에서 시바여왕은 마시는 음료로써의 커피의 탄생의 밑바탕을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3. 커피의 탄생과 보급

석가의 설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다음에는 어떻게 해서 커피가 마시는 음료(음물)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물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멘판이야기이다. 이슬람교가 아라비아반도에 탄생한 것은 7세기 전반의 일로, 이 이후 메카메디나를 기점으로 해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는데 이슬람탄생 당시의 아라비아반도에도 커피는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아라비아반도에 이슬람교가 완전히 퍼진 수세기, 50세기경이 되어 겨우 음료로써의 커피가 발견되게 되었다.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예멘인과 이디오피아인 사이에는 빈번한 왕래가 있었다. 어느날 이슬람의 수행자 ([커피룸바]에는 어느날 아랍의 위대한 도련님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은 이슬람교에는 도련님은 없다.)가 병이 나서 어떻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아서 무언가 기분이 좋아질 것은 없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겨우 이디오피아에 놀러 가서 먹었던 [분]의 열매를 생각해 내었다. 그래서 예멘의 산악지대를 찾아서 같은 모양의 열매를 발견하여 씹어 보았더니 몸에 활력이 넘치고 병이 낳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을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권하였고 [분]이 보급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분]이 커피의 열매였는데, 이 단계에서는 정신을 맑게 하는 약으로써 사용되었을 뿐, 기호품으로써 마시는 음료는 아니었었다.

한편 이슬람의 수행자들이 밤의 근행(성전 코란의 공부)을 할 때에 무언가 졸리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분]을 음료로써 마셔보니 눈이 떠지고 머리도 맑아져 근행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대단히 좋은 일로 이슬람 세계에 특히 종교자 중에서 음료로써의 [카후와] 즉 [커피]가 퍼지기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서서히 이슬람 세계 전체로 퍼졌고 이슬람의 성지 메카메디아에서도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퍼졌다.

그런데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이슬람교에서는 음주가 금지되어 있는데 메카에서도 일부의 사람들이 커피가 지닌 각성작용을 문제로 하여 커피도 술의 일종이지 않은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16세기 초반에 커피 옹호파와 반대파 사이에 커다란 종교논의가 열렸는데 결국 커피는 술과는 다르다고하는 검증을 받게 되어 커피를 마신다고 하는 문화가 이슬람세계에서 확립되게 되었다.

드디어 16세기 후반에는 오스만토르크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도 커피가 전해져 궁정문화로 흡수되면서 상류계급이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즉 다시 말해 [사론]이 탄생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조금전의 이야기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대로 입니다만 이슬람교와 크리스트교의 싸움, 즉 유럽에서 보면 십자군의 역사 중에서 이슬람의 문화가 서서히 유럽 세계로 소개되고 1683년의 유명한 윈의 전쟁에서 이슬람군이 철퇴한 후 , 거기에 남겨진 커피원두 자루를 사서 처음으로 만들어 낸 커피점이 유럽에서 의 최초의 커피숍이 되었던 것이다.

한편 커피의 무역 상인로서는 최초로 네덜란드인 활약을 했다.

어쨌든 커피라고 하는 것이 아라비아 반도의 예멘 주위에서 나왔기 때문에 커피를 거래한다고 하면서 그곳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 때문에 최초로 커피원두를 모카로부터 사들여 암스테르담에서 수입했던 것이 1628년의 일이다. 이렇게 해서 모카는 세계 속으로 커피원두를 수출하게 되었고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커피교역이 시작되었을 때, 아랍상인은 생각했다. 가능한 자신들의 특산품인 것을 이용해서 비싸게 팔자. 희소가치, 부가가치를 붙이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그래서 자신들의 독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원두를 수출할 때는 결코 다른 토지에서 발아하지 않도록 모두 달여서(煎) 수출하는 것으로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밭에서만 할 수 있다는 희소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는 쪽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원두를 손에 넣고 싶어했고 메카로 순례자가 돌아오는 길에 원두를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 원두가 당시의 세계무역의 중심지 암스테르담에 보내져 그곳에서 유럽의 제국 주의국가들은 자신의 식민지에 이 커피 원두를 이식, 플랜테이션을 만들어 값싸고 대량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였다. 이것이 현재 중남미나 쟈와의 커피농원의 기원인 것이다. 때문에 모카에서 적출된 커피는 세계 커피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후 커피를 마시는 문화는 유럽, 및 그 식민지였던 미국으로 점점 퍼져나가게

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영국과의 대립에서 [보스톤*티파니]사건(1773년)으로 홍차를 바다로 던지고 나서는 홍차 대신 커피가 한층 보급되어 세계 제1의 커피 소비국이 되었다.

4. 예멘의 일상세계

자 그럼 여기서는 우선 커피를 떠나 예멘의 풍토와 일상생활에 대해서 소개해 보자.

처음에 말했듯이 예멘 국토의 중심부는 산악지대이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산 정상에 산다. 왜 그러한 곳에 사람이 사는가? 라고 하면 예전에는 부족간의 항쟁이 때때로 있어 전투를 할 경우, 높은 곳에 살수록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가축, 작물, 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험준한 산의 꼭대기에 있는 편이 안전했고 식량은 부락 주위의 계단식 밭에서 자급할 수 있었다. 단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물의 확보였다. 마을 안의 저수지에 비를 저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음료수는 기본적으로 계곡 밑까지 물을 길러 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매일의 일과로써 물을 길러오는 것은 여자의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산꼭대기에서 자급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는 해도 아무래도 자급할 수 없었던 생활필수품이라고 하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냄비라든가 솥, 입는 옷, 덮는 것 등은 외부에서 조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30년정도 전까지의 예멘에는 만족할 만한 도로가 없었고 (일본의 후쿠오카에 아스팔트도로가 만들어진 것이 1921년이고 예멘에 최초로 아스팔트도로가 만들어진 것은 1961년이다.) 임시 도로가 있었어도 다른 부족의 영역을 통과해 지나가기에는 위험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한 주에 1번 정해진 요일에 열리는 요일시장이라는 시스템이 활약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라비아어로는 시장을 [스쿠]라고 하는데 한 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과 정해진 장소에서 스쿠가 열린다.

그날에는 근교에 있는 여러 상인 그리고 주위 마을의 사람들이 모인다. (단, 물건을 사기 위해 스쿠에 오는 사람은 남자들 뿐 이었다. 여성은 함부로 외출하여 모르는 남자들 사이에 섞여서는 안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역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위험한 상태에서 물건을 팔고 살 수는 없어서 스쿠가 열리는 장소에서의 전투행위는 금지되었었다. 만약 스쿠에서 현재 투쟁중인 다른 부족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싸워서는 안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명령을 어기는 경우에는 이 사람이 속한 부족전체가 막대한 보상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그들은 전쟁중이라도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은 조달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도 많아져 사나아를 시작으로 도시로 물건을 사러가는 것도 쉬워졌고 부족간 항쟁도 거의 없어졌지만 변함없이 요일시장이라는 시스템은 건재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예멘은 이슬람국가이다. 이슬람은 알라를 유일 절대의 신으로서 믿는 일신교로 종교의 계통으로써는 유대교, 크리스트교와 형제 관계에 있다. 예멘인의 거의 100%가 경건한 이슬람신도이기 때문에 예멘에서는 생활 구석구석까지 알라의 존재가 널리 펴져있다.

[인샤 알라]라고 하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것은 아라비아어로 [신이 생각하시고 뜻하시는 대로]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예멘인과 [내일 아침 8시에 만납시다]라는 약속을 했다고 하자. 그는 헤어질 때 [그러면 내일 아침8시에 어디어디서 만납시다]라고 말한 후 [인샤 알라]라고 하는 말을 붙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때 와 장소에 따라서는 [아마요]라는 의미를 가질 때가 있어 이런 말을 들으면 정신차려라라고 충고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확실하게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인샤알라]라고 말해 두었기 때문에 괜찮다(책임은 알라에게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는 아랍인도 있다. 그러나 원래 [인샤알라]는 [신을 두고] [반드시]라고 하는 의미이고 예멘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하나하나에 이러한 말을 붙이는 것인가 라고 하면 [나는 지금 알라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 내일 아침 당신과 만나고 싶지만 그것은 알라가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으로 인간이 도저히 못 미치는 쟝래의 일에 대해서 인간들만이 결정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불손한 일이다]라고 하는 생각이 배경에 있기 때문이지 결코 지각을 한다거나 약속을 어기기 위한 복선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알라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는 이슬람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결혼이라든지 아이가 태어날 때,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아루하무 도리라]라고 대답합니다만 이것은 아라비아어로 [알라의 자비 덕분에]라는 의미이다. 일본어의 [おかげさまで 당신 덕분에]라고 하는 감각에 가까운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덕분에요]라고 말을 할 때는 [누구]의 덕분일까?

상대방이 직접 무엇인가 힘을 써 도와준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누구를 지적해서 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슬람의 경우는 누구의 덕분인가는 명확하여 모두 [알라]의 덕분인 것이다. 때문에 무엇인가 일이 순조롭게 되어 갈 때는 감사의 기분을 덧 붙여 [아루하무 도리라]라고 하는 것이다.

[비스밋라] 아라비아어로 [알라의 어명을 바탕으로]라고 하는 말도 빈번하게 쓰인다. 제사때 자주 먹는 것은 양고기인데 그 양을 잡을 때 [비스밋라]라고 외치지 않았을 때는 아무리 맛있어 보여도 먹어서는 안되었다. 즉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인다라고 하는 것은 알라의 허락을 얻었을 때만이 비로소 정당화되는 것으로 그렇지 않은 고기는 死肉*豚肉과 같이 먹는 것이 금지되었었다.

계약서의 서두에도 [비스밋라]라고 써있는데, 그것이 없으면 정식적인 계약이라고 간주되지 않는다. 이 이외에도 드라이브에 나서기 직전에 [비스밋라]라고 말해 무사고를 기원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으면 [아루하무도리라]라고 알라의 가호에 감사한다. 또한 식사 때에도 [비스밋라]가 [잘 먹겠습니다] [아루하무도리라]가 [잘 먹었습니다.]에 해당한다. 이처럼 생활 전반에 알라가 介在하고 있다는 것이 이슬람 문화, 특히 예멘의 문화인 것이다.

또한 아랍세계에서는 여성을 향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이 종종 문제를 일으킬 때가 있다. 검은 베일을 썼다거나 민족의상을 입고 있다거나 해서 외국인이 보면 아랍 여성은 상당히 이국적인 피사체이기 때문에 결국 눈길이 가기 마련이고 사터를 누르고 싶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진이라고 해도 남성이 여성에게 눈길을 주는 그 자체가 이미 좋지 않은 행동인 것이다. 왜 일까요? [부정한 눈]이라고 쓰이는 [邪視]이라는 말이 있다. 지중해 세계에도 공통으로 쓰여지는데 투기라든가 부러움 , 원망의 시선을 받으면 그런 시선을 받은 사람에게 재앙이 일어난다고 하는 생각이 아랍에는 강하게 퍼져있었고 눈길을 받은 대상이 좋은 것, 존경할만한 것이면 것일수록 [邪視]의 힘이 활동하기 쉽다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즉 다른 곳(타지역)의 남자의 시선은 그 자체로 여성에 대한 재해인 것이다.

예멘의 남자에게는 (예전에는 일본의 남성도 그러했었지만) 여자, 아이, 자신의 재산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어 이러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남자는 [겁장이]였다. 자신이 지켜야할 여성에 대해서 물리적인 위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선이 던져 지는 것 또한 막지 않으면 안되었고 그것을 게을리 하면 [겁쟁이]가 되었다.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은 원래 자신의 보호아래에 있는 여성(부인, 딸, 친척중 여자 등)이지만 외국인이 마을에서 여성에게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 하는 경우에는 친척이 아닌 남자라도 [사진을 찍지 마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그것은 예멘 인으로서 같은 예멘인 인 여성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방치하는 것은 [수치]아라비아어로 [아이브]이다.

아랍과 이슬람이라고 하면 일본인의 눈에는 [먼 곳]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하는 생각이 강할지 모르지만 예멘인의 생활에는 일본 생활과의 공통점도 적지 않다. 이 [수치]라고 하는 개념이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수치이고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않고 놀러 나가는 것은 수치이다. 여자의 엉덩이를 쫓아 다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상인이라면 예를들어 커피원두를 팔 때, 목판에 엉성하게 담아 파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산처럼 가득 담아서 팔지 않으면 안돼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성, 수치라고 하는 생각들은 일본인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몰론 관광객으로서 여행할 때에는 사진을 생각하는 대로 찍을 수 없다는 것이 부자유스럽고 여성이 베일의 그늘에 숨겨져 있어야 하는 것이 불쌍하게 보인다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인 내가 여성의 세계에 들어가 본적이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 그녀들은 그녀들 나름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우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일이 당연한 일이 아니고, 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러한 것이 문화라고 하는 것의 흥미로움이지 않을까?

5. 현대의 예멘과 커피

다시 커피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커피를 마신다라고 하는 문화를 탄생시킨 예멘에서는 현재 커피를 마신다라고 하는 문화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처음으로 예멘에 갔을 때, 틀림없이 맛있는 모카커피를 마실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사나아에는 다방이라고 불리는 곳은 없고, 레스토랑에서도 커피는 거의 마실 수 없었다.

모처럼 [모카 마타리]의 나라에 와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없다라는 것에 나도 처음에는 실망했었다. 예멘의 사람들은 커피원두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커피 대신에 홍차, 혹은 기시루라고하는 커피원두 외측의 과육을 건조시킨 것을 갈아서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또 커피대신에 사교를 위한 기호품으로써 카도라고 하는 것이 있었다.

카도라고 하는 것은 아가네과의 식물의 잎으로 이 잎을 그대로(생잎의 상태로) 씹는 것이다. 잎을 모두 달여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잎에서 베어 나온 엑기스만을 마시는 것으로 이 엑기스에는 흥분작용이 있다고 한다.

(단 마약은 아니다.) 이슬람에서는 술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카도를 씹으면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은 예멘인의 최대의 오락인 것이다.

카도는 커피와 같은 기후조건에서 자라 커피보다도 간단하게 현금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커피밭은 서서히 카도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더라도 커피는 예멘의 중요한 수출산품이라는 것에 변화는 없다. 예멘 커피의 유통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가 하면 예전에 말했던 바니마타리 지방에도 몇 개인가 산지가 있어 그 산지의 농민이 중간 매매인에게 팔고 중간 매매매인이 사나아, 아덴 등의 커피상인들이 사는 지역에 우선 모인 후, 그곳에서 세계 여러 곳으로 수출하고 있다. 커피의 무역은 전통적인 소규모의 커피상인이 취급하기 때문에 대재벌, 대기업, 커피 공사라고 하는 것은 없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커피원두는 어디로 수출되고 있는 것일까? 이웃나라인 석유대국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알고 계시 듯이 1970년대의 오일쇽크이후 급속하게 부유국이 되어 커피도 대량으로 소비하게 되었다. 예멘산 원두는 최고급으로 여겨져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상급의 원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이 결과 최근까지 유럽쪽에서 [모카 마타리]의 좋은 원두는 그다지 유통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도 한창때의 기세가 없어졌고 또 세계커피연맹의 붕괴로 국가별수입할당이 철폐되었기 때문에 최근 사나아의 커피상인과 일본의 커피상사와의 거래가 궤도에 올라 최고급의 바니마타리 원두를 일본에서도 수입할 수 있게 되었다.

6. 커피 문화

우리들에게 있어서 커피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일상적인 [마실것]으로서의 기능인데, 예멘인에게 있어서 이 기능은 커피원두 껍질인 [기시루]에 의해서 대체되고 있다. 기시루는 일본인에게는 질이 낮은 엽차와 같은 것으로, 특히 가정내에서는 빈번히 마시고 있다. 일본인에게는 커피원두를 딴 후의 껍질은 쓰레기에 불과하고 기시루를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왜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지?] 라고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예멘인에게는 원두보다도 껍질쪽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편 커피는 [허물없는 모임] 혹은 [사교]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커피는 메이지(명치)이후의 근대화 과정에서 사롱(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하는 장소)을 형성하는 준비로써의 역할을 해 왔다.

사교라고 하는 의미에 있어서는 [아까빡우찡]도 잊을 수 없지만 [상품] [세련]이라고 하는 점에서 커피에는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기능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예멘사회에서는 카도라는 것이 그 기능을 하고 있다.

카도가 있기 때문에 에멘인의 생활에서 커피는 사교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커피가 상당히 중요한 수출품이기 때문에 국내소비를 극소화하고 외화수입을 늘리기 위해 대용품을 쓴다라고 하는 측면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외화획득이라고 하는 경제적인 관점을 제외하면 예멘사회에서 커피가 그다지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라는 것의 흥미로움은 자신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거나 반대로 자신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대단히 가치있는 것이 된다는 점에 있다. 커피를 둘러싼 문화도 역시 그러한 메카니즘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 만드는 쪽의 사람에게는 어떠한 특별한 의미도 없는 단순한 농작물인 커피원두가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문화적 가치나 의미를 상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 [커피를 즐기는 모임]에서 이틀에 거쳐 이야기해 온 [커피문화]는 마시는 쪽의 문화였다고 생각된다.

[커피문화]가 기본적으로는 메이지 이후 유럽을 경유하여 들어온 일본에 있어서는 [커피 = 유럽문화] 혹은 [커피 = 근대화]라고 하는 기호가 성립되고 있기는 하지만 커피산지는 유럽이 아니다. [키피를 마신다]라고 하는 문화의 발상지도 유럽이 아니다.

커피원두는 밭에서 만들어져 컵에 부을 수 있는 액체가 될 때까지 여러 가지 문화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신화, 전설, 지식 등이 첨가되고 이야기되어져 우리들이 마시는 한잔의 커피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것은 최종적인 액체상태의 커피일 뿐이다. 그 액체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얽혀 1잔에 500엔이라는 가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500엔의 액체가 된 것만을 보고 [커피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것만으로는 공평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커피원두 한 알의 가격이 1엔 정도밖에 하지 않는 산지에도 그곳 사람들의 생활은 있다. 그 원두가 자라나는 풍토, 문화가 어떠한 것인가를 이해한 후에 이 1잔의 커피를 마시면 아마 맛이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키피를 두고 일본과 예멘은 소비국과 생산국이라는 관계에 있다. 이러한 경제관계하에서는 서로의 다른 문화는 거의 무시되어 버리고 만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커피원두의 거래에서는 돈이라고 하는 공통의 문화만으로 거래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커피를 두고 유럽의 문화에 흥미와 친밀감을 품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커피문화]의 발상지인 예멘은 일본에서 보자면 유럽보다도 가깝다.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시바왕국과 그 계보를 잇는 남아라비아의 왕국은 기원전 10세기부터 기원1세기 정도까지 번성하였었지만 그 후 급속하게 후퇴해 갔다. 그렇데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인도양과 지중해 세계를 연결하는 대상(隊商)루트가 예전에는 사막루트 하나밖에 없었는데 유럽인이 홍해를 통하는 해상루트를 발견하게 되어 직접 여러 가지 신기한 물건의 산지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신비의 베일이 벗겨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유럽세계에서 크리스트교가 발생하여 크리스트교의 제사나 의식에는 유향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수요가 없어져 유황의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향에 의지하고 있던 경제는 소비지가 유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됨과 동시에 파멸하게 된다. 유향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기원 10세기부터 기원전후까지 약 1000년정도 계속되었다고 생각된다. 향료는 기호품으로, 기호품의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파는 측에서는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전설을 만들어 냈고 또한 그것에 따르는 문화가 생기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문화를 영원히 계속된다라고 믿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가치를 잃어 버리게 된다. 그러한 것이 기호품의 운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커피 또한 기호품인 것이다.

7. 일본과 예멘

사나아에는 3대 커피상인이 있다. 그 중 1가게의 주인과 나는 친구관계로 그는 지금까지 주로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하고 있는데 일본으로 수출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수입업자는 예멘의 커피원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깨끗하지 않다. 두 번째는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마지막으로 기시루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기시루가 섞여있다는 것은 예멘인 에게는 좋은 일이다. 오히려 기시루가 섞여 있는 것은 서비스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기시루라는 것은 마실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일본인에게는 별로 감사한 일은 아니다.

바야흐로 [커피문화]를 연구하게 된 일본의 소비자는 산지를 통해서 품질이 좋고, 깨끗하고, 맛있는 원두 즉 보다 좋은 커피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예를 들어 플란테이션을 만든다고 하자.

그러면 값싸고 맛있는 원두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계속 커피를 만들어 가야하고 자신이 먹는 것은 급료를 받아 따로 구입을 해야된다. 하지만 지금의 예멘에서는 그러한 생산방식을 채용하고 있지 않다. 농민은 자신의 밭의 어떤 부분에 커피를 만들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주식인 히에 또는 기비, 야채 등을 만들고 있다.

현재 예멘은 일인당 국민소득이 650달러인 [후발발전도상국 (LLDC)]이다. 때문에 예멘인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한 충고로 [커피산업을 진흥시키세요. 그래서 좋은 원두를 만들면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화하여 플랜테이션을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라고 말은 할 수 있다. 그것은 선의의 충고이고 결코 악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여 예멘의 농민이 커피생산에 종사하게 되면 그들은 아마 자신들이 먹는 음식을 돈을 지불하여 구입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그렇게 되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여기서는 불가능하고 또한 그것이 소비자 측의 필요에 의해서만 유지된다고 한다면 지극히 불안정한 산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유향은 지금도 사나아의 스쿠에서 팔리고 있지만 금과 같은 가치가 아닌 쓸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상당히 수준이 낮은 향료가 되어버렸다. 커피도 그러한 운명을 맞이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다. 유향의 문화는 1000년 계속되었지만 커피문화가 생성된 지는 기껏해야 500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들에게는 소비자로서의 발언권은 있다. 그러나 생산자 측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주문을 하는 것에는 신중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이것이 내가 도상 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십니까?

오늘은 때마침 예멘의 이야기를 했지만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의 문제는 어디에도 있다.

향커피를 마실 때 [커피 = 유럽]도 아니고 [커피 = MODERN]만이 아니라고 가끔씩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그리고 한 알의 커피 원두를 보고 생산지의 문화까지 거슬러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커피문화] 연구도 한층 더 깊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사또히로시칸 저 [예멘 - 또 하나의 아랍] 아시아경제연구소 1994년

(본 논문은 96년 9월23일, 아크로스 후쿠오카에서 열린 [커피문화학회 * 후쿠오카 커피를 즐기는 모임]의 강연에 가필, 수정을 가한 것이다.)